2015-06-05 금요일 트윗 복사. 주제: 아저씨

 나는 우리 미용실 사장님을 아주 좋아하는데 우리는 염색 하며 짜장면을 같이 먹은 사이다. 엄마도 그 미용실에 다니는데 엊그제 파마를 하고 젓갈을 얻어왔다. 나는 내가 마실 커피를 살 돈에 오천원을 보태 더치를 사 가서 선물한다.

 미용실에 가면 커다랗고 뚱뚠한 고양이가 항상 있다. 운이 좋은 날엔 꽃과 고양이가 함께 있기도 하다. 나는 사장님을 아저씨 라고 부르는데 아저씨와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다. 

 실연 당한 날, 클리셰라는 어찌할 바 없는 초자연적 현상에 의해 미용실에 갔다. 나는 남자를 마구마구 씹었다. 그런 쫄보는! 그런 교회쟁이는! 다시는 만나지 않으리라고. 그리고 아저씨는 내게 슬며시 씹어먹음 혀에 마비가 오는 식물 잎을 권했다. 

 하루는 아저씨가 갑자기 독서를 하겠노라 선언했다.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온라인에서 주문했다고 했다. 다음 번 방문 때 나는 책이 어땠는지 물었고 아저씨는 자신의 사상과는 너무 먼 얘기라고 했다. 삶의 무게를 좀 덜고 싶었고, 우연히 소개 받은 그 책이 자신에게 필요할 것 같아 골랐는데, 그 저자는 덜어도 너무 덜었다고. 나는 월든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아저씨 덕분에 월든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

 최근에 만난 한 다른 아저씨는 사람은 몸 쓰는 일을 해야한다며 카센터나 시골학교 분교 선생님을 하고 싶대서 내가 매우 놀렸다. 그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줄 아냐고. 오늘 아침에 딱 맞는 표현이 떠올랐다. 아저씨 혹시 월든 잘못 읽고 체하셨나여?

 내가 연상의 남자를 아저씨라 부를 수 있는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으므로 열심히 아저씨들을 만나는 것이 괜찮은 일인지 아닌지 고민된다.

 그리고 어제 한 대화 복습: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듣고, 나는 이런 이야기를 싫어하는데 왜 이 이야기는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궁금했다. 아저씨에게 그 얘길 하며 나이 많은 교수가 제자랑 불륜 하는 내용이라 했다. 아저씨는 그런 이야기가 ‘나이 많은’ 때문에 싫은 건지, ‘불륜’ 때문에 싫은 건지 물었다. 나는 둘 다 아니고 작가의 판타지가 너무 구리게 묻어나서 싫다고 했다. 사실 그냥 아무 말이나 갖다 붙인 것. “너 내 은교할래?” 얘기를 해줬고 나는 치를 떨었다.

그리고 밤에 혼자 잠들기 전 내가 한 대사를 생각했다. 판타지가 그려지는 방식이 구려서. 구리지 않은 판타지는 무엇인가. 겹겹이 쌓여 아름답게 포장된 것을 말하는가. 적나라하면서 아름다웠던 것은 그럼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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